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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로드1기10화 애니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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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로드1기10화 애니

그레이스는 바닷바람에 날리는 은발을 내버려둔채 사람들이 내리는 선착장을 유심히 둘러보았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슬림넥타이를 매고 검은 베스트를 입은 그는 멀리서 보이는 쪽빛 머리칼이 루이란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오버로드1기10화 애니 한편 차체에 몸을 기댄채 차가운 인상을 짓고있는 줄라이는 벤틀리 앞에 세워진 금연 표지판에 탄환을 박아버릴까 생각중이었다.

“루이!”

그레이스가 먼저 팔을 흔들며 달려가자 줄라이도 표지판에서 눈을 때고 반가운 동생의 얼굴을 찾았다.

“그레이스!”

루이도 달려오는 그레이스를 발견하고 밝은 표정으로 그를 안았다.

‘꼭 주인만난 강아지같네’

이런 속마음은 루이 혼자만의 비밀이었다.

“오랜만이예요”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는 그레이스를 보면 우울하던 마음도 다 날라가버릴 것 같았다.
오버로드1기10화 애니 같은 경우 루이는 자신보다 조금 더 키가 큰 그레이스와 포옹을 나누며 그 등을 쓸어내렸다.
2년 만의 상봉이었다.
그레이스는 루이보다 1살 많았지만 마피아계에서 후배였고 루이도 자신보다 나이 많은 후배 형을 존중하고 의지하며 잘 따랐다.

“헤어스타일은 여전하네요, 좋아요”

“네 얼굴도 좋아보인다,다행이야”

2년전이나 지금이나 쌍꺼풀 짙은 적갈색 눈이 훤히 보이도록 짧은 앞머리는 여전했다. 덕분에 누가봐도 잘생긴 얼굴이 시원하게 뻗어있는건 좋은 현상이었다.

“줄리 선배도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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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가 있던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 그레이스는 바로 앞에 와있는 줄라이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보고싶었어요 혀…으악!”

“작작해라”

줄라이에게 팔을 벌리고 뛰어들었지만 결국은 가차없는 주먹이 멱살을 낚아챘다. 키 차이가 별반 나지않는 둘이였다.
루이는 2년만에 만난 줄라이가 좋다고 실실 웃으면서도 자신을 잡고 있는 팔을 툭툭 쳐냈다.

“너,너무해요”

소란스러운 광장 분위기에 떠밀려 저도모르게 힘을 줘버린 탓에 멱살이 풀린 루이가 숨을 더듬었다.
줄라이는 여전히 실실 거리고 있는 루이에 피식 웃음을 흘려버렸다.

“잘 왔어”

듬직한 품이 루이를 안았다.

“보고 싶었어요,형”

조직의 간부로써 언제나 냉정한 모습만 비추던 루이도 줄라이의 앞에서는 그저 형이 좋은 동생일 뿐이었다.
두 사람은 익숙한 서로의 등을 쓸어내렸다.
피는 섞이지 않았어도 자신은 친 동생이나 다름없다고 언제나 줄라이가 입버릇처럼 말했었다.
그에 루이도 항상 친 현을 둔것처럼 줄라이를 따르고 존경했다.

“수고했어”

“아니에요”

두 사람의 흐뭇한 광경에 그레이스는 먼저 차 시동을 걸어놓고 있겠다며 주차장 쪽으로 사라졌다.
오버로드1기10화 자막은 줄라이는 포옹을 끝내고 정면에 선 루이를 자랑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모국이었던 런던을 떠나 2년간 루이가 했던 일은 조직의 블랙리스트를 처리하는 일이었다. 흔적도 없는 타겟을 극비의 정보와 위험한 수단을 통해 일일히 암살해나가는 것은 절대 쉬운일이 아니었다.

“네 공은 체스티아노 모두가 알고있어”

“형님께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예요”

체스티아노의 언더보스로써 줄라이는 당연 기뻐해야할 일이었다.
두 사람의 코트자락이 찬바람에 휘날리며 한 차례 정적을 가져왔을때,흩어넘어가는 흑발을 대충 쓸어넘긴 줄라이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오랜만이네”

줄곧 루이의 뒤에 숨어있던 그녀에게 건네는 인사였다.
로크는 모든걸 지배하는 듯한 그 짙은 눈빛이 싫었다.
마치 심해를 연상케 하는 그것은 언제나 자신을 향해 날카로웠고 매정했다.
자비라곤 없는 눈빛이었다.


그녀는 땅만 보고 있던 얼굴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눈 앞으로는 떠올리기도 싫은 손이,줄라이의 악수가 건네져있었다. 로크는 그 손을 잡지 않고 멀뚱히 내려보기만 했다.

그녀가 미동않고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고 있어도 줄라이는 그녀를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었다. 찹찹한 대기 속에 내밀어진 한 손이 몇 초간 어색한 기류를 조성하고 있을 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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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탁한 소리가 침묵을 깨트려버렸다.
줄라이는 악수를 건넸던 손을 거두고 땅에 떨어져 있는 수트케이스를 가라앉은 누길로 내려다보았다.
무게가 꽤 나갔던지 자신의 몸에 맞고 떨어진 수트케이스는 자잘한 흙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들고있던 수트케이스를 줄라이에게 던진 로크는 그저 멀뚱히 살벌한 줄라이를 올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오버로드1기10화 고화질 영상 중에서 그는 느릿하게 발치의 짐덩이에서 눈 앞의 로크로 시선을 옮겼다. 줄라이와 눈을 마주친 로크는 표정 하나없는 무감각한 얼굴이었다.

“주워요”

얼어붙은 싸늘함이 가라앉은 분위기에 내리꽂혔다.
그럼에도 로크는 섬뜩할 정도의 남색 눈을 속눈썹 하나 파들거리지 않고 담담히 받아치고 있었다.

“로크”

그녀를 질책하는 목소리가 차가웠다. 루이의 푸른 눈빛에는 더이상 다정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시간 세 사람의 사이로 청적이 휩싸였다.
두 사람의 강한 압박감 속에 로크는 그만 말간 눈을 내리고 천천히 무릎을 낮췄다.
떨어진 수트케이스를 단숨에 주워든 그녀는 그것을 품 안에 안아들고 소중한 것인 마냥 묻어있는 흙먼지를 세심하게 털어냈다.
그렇게 다시 고개를 일으킨 그녀는 귀엽게 휘인 눈꼬리와 활기 띈 표정으로 줄라이와의 재회를 반색했다.

“응,오랜만이에요”

오버로드1기10화 고화질에서 살기가 맴도는 그곳에서 로크는 달싹이는 붉은 입술로 화려한 미소를 지었다.

위엄있게 웅장한 벤틀리가 도심으로 나가는 국도 한복판에 질주하고 있었다.

‘2년 전에는 눈도 못 마주쳤는데’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줄라이가 얇은 시선으로 옆자리를 곁눈질 했다.
그녀를 뒷자리에 태운 현재 차안은 적막했고 말 한마디 오고가지 않았다. 애초에 타기 싫다는 그녀를 어거지로 밀어넣은 것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쎄한건 당연했다.

“그레이스랑은 인사했어?”

아예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줄라이가 물었다.
로크는 지겨운 전원풍경만 지나가고 있는 차창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2년전과 다를바 없는 공허하고 무감각한 눈동자로 내다보는 풍경은 어떤 풍경일까,줄라이는 대답없는 그녀를 기다렸다.

“아직이요 그럴 시간 없었잖아요”

그녀를 대신해 서둘러 대답한 것은 그레이스였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그는 백미러를 통해 뒷자리의 그녀와 줄라이를 살폈다.

“그렇군”

팔걸이를 내린 줄라이가 다리를 꼬으고 앉은 무릎에 깍지를 꼈다.
줄라이의 운전기사는 안전하고 정확하게 차선을 밟았다.


처음 항구에서 그녀를 봤을때 그레이스도 줄라이도 사실은 말만 않고 있지 엄청난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옆에 있으면 숨도 못쉬던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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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는 없었던 살과 발그레한 혈색을 보며 줄라이가 생각했다.굳이 2년전과 달라지지 않은걸 찾자면 화장기 없는 앳된 얼굴과 여전히 감정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녀 특유의 색기있는 모습과 분위기도 2년전과 마찬가지로 변함이 없었다. 다만 감정을 읽을 수 없던 그 표정의 회색 눈동자는 예전의 허망한 빛과는 조금 다른 무언가를 담고 있었다.


마치 이제 막 사랑을 깨닫은 소녀같은,그런 순수함,호기심,심지어 그 사이로는 실낱같은 욕정도 보였다.

‘루이와 지낸 2년이 어지간히도 행복했나보군’

언제나 ‘무’였던 감정이 지금은 무언가를 담아볼려 하는 의지가 보였다.

줄곧 먼곳에 향해있던 고개가 그의 손에 잡혀 돌려진 건 한 순간이었다. 줄라이는 놀랬다.

예전 같았으면 자신의 손아귀에 잡히자마자 눈물부터 흘렸을 그녀가 지금은 울긴 커녕 가녀린 턱선에 떨림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항구에서도 그랬듯 당당하게 올려뜬 눈이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줄라이를 직면하고 있었다.

“뭘 그렇게 봐?”

하지만 깜빡이지 않던 회색 눈동자도 어느틈엔가 미약.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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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특유의 쎄한 향수향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던 마음을 무너트렸다.
눈 앞을 스치는 그때의 아픔과 공포는 지금에서도 형용할 수 없기 마찬가지였다.
그때의 트라우마는 지금도 그녀를 옮아매고 있었다.

“너…..”

그녀의 동공을 마주하고서야 줄라이는 깨달았다.
여태껏 그녀가 차창 밖으로 내다봤던건 의미없는 전원 풍경 따위가가 아니라 차체 바깥 백미러 속의 루이가 탄 세단이었다.
줄라이가 헛웃음이 지어질려는 것을 삼켰다.

“둘만 있던 시간이 그리워?”

그의 조소에 로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위협을 가해오는 압박감에 온몸을 움츠릴 뿐이었다.
떨리는 시선은 계속해서 줄라이를 응시하고 있었다.그녀의 의지가 아닌 공포에 굳어버린 시선이었다.

‘어이가 없군’

그녀를 잡은 손에 힘이 풀렸다.
퍼뜩 정신을 차리지 못한 그녀가 두려움에서 회피하듯 그를 경계했다.
잠시간 몰아쉬지 못했던 숨은 작은 심장을 쿵쾅거리게 했다.그녀는 천천히 호흡을 통해 시끄러운 맥박을 가다듬었다.
이내 적의와 분노가 넘치는 잿빛시선이 줄라이를 강하게 노려보았다.

‘루이 녀석,쓸데없는 짓을’

잡혔던 턱을 손등으로 문지르는것도,주제넘게 야생동물 같은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것도 줄라이에게는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그는 또다시 세단의 잔상을 쫒으려는 그녀를 용납하지 않았다.

“옆으로 빠져”

앞유리까지 선팅 된 차를 무슨 의미로 보는 건지,팔걸를 걸친 손으로 자신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줄라이가 옆자리를 흘겼다.
옆에서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로크가 느껴졌지만 줄라이는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묵묵히 직선,좌회전,우회전만을 반복하던 운전기사는 곧바로 다음 교차로에서 차선을 변경했다.

“왜 그러지?”

차에 탄 이례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그녀가 스스로 얼굴을 마주해 온것이 줄라이는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는 당연하단듯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고개를 돌렸다.그의 유려한 입술이 희미하게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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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어 간신히 내뱉은 그녀의 목소리에는 울먹한 물기가 배여 있었다. 줄라이는 그려쥔 주먹으로 턱선을 괼 뿐이었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국도에서 멀어진 풍경은 온통 황무지와 농원 뿐이었다.

날카로운 바닷바람이 뺨을 할켰다.차 안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린 그녀는 뼈를 시리게 하는 추위에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석조로 지어진 별장’

그들이 도착한 곳은 비옥한 황무지를 개척해 지은 별장터였다.
로크는 별장이 있는 사유지 평원의 탁 트인 전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꺼림칙한 이질감이 피부로 와닿았지만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평원은 100m가량의 외길 도로 부터 시작되어 아무것도 없는 찻길을 지나 바다가 탁 트인 잔디로 이어져있었다.

그리고 잔디와 아스팔트의 경계에는 나무를 엮어만든 울타리로 차의 진입을 막고 있었다. 평원의 끝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절벽이었다.

아찔한 바위 산 밑으로 부딪히는 해안이 펼쳐져 있었고, 그 수평선 끝으로는 서서히 져가는 노을이 애잔하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로크는 절경을 향한 창백한 얼굴로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사륵하고 구두가 잔디를 밟는 소리를 냈다. 로크는 이질감을 넘어 위화감을 주는 이 풍경에 견디지 못한 맨탈이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되었다.

숨이 막히고 맥박이 빨라졌다. 몇 시간전 크루즈에서의 멀미와는 또 달랐다. 온몸에 오한이 감돌았고 머릿속은 새하애져갔다.

한 걸음 한걸음 메마른 풀들이 으스러지며 뒷걸음질 치는 그녀를 비웃었다.

세찬 바람은 그녀를 놓아줄 낌새가 없는지 더욱 거세게 불어댔고 강렬한 태양은 그녀를 조롱할 셈인지 안개 속에 파묻히지 않고 더욱 이글거릴 뿐이었다.


바스락하는 풀소리,코트자락이 날리는 부산스러움,그리고 낯선 구둣발이 다가오는 둔탁한 인기척까지.
로크의 모든 감각은 줄라이로 인해 민감해져있었다.

이윽고 그녀의 등이 알싸한 향수향을 풍기는 몸과 부딪혔다. 툭 하고 둔감한 옷 사이로 느껴지는 섬뜩함에 그녀는 돌아보지도 못하고 가만히 멈춰있어야했다.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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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없는 목소리에 로크는 움직이지 않는 고개를 뻣뻣하게 돌렸다.
차 안에서부터 마비된 후각이 그의 향수 향 밖에 찾지 못했다. 맑은 바다를 연상케하는 그 향기는 과거 그녀의 모든것이었다.

그녀는 이곳이 어디인지,이곳이 어떤 곳인지.그리고 이곳의 기억이 자신에게 어떤 아픔의 상처를 가져다주었는지,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돌아본 얼굴에서 마주친 냉랭한 시선이 그때의 악몽을 실감나게 했다.

“들어가”

그는 두 번 말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끼익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로크는 흠칫 어깨를 떨었다. 근처에 있던 별장에서 그레이스가 주렁주렁한 열쇠꾸러미를 들고 현관을

따고 있었다. 그리고는 열린 문을 열어놓은채로 안에 들어가버렸다.

‘가지마’

여신을 상징하는 커다란 스테인드 글라스가 그녀의 흐릿한 기억을 각성시켰다.
이곳은 두번 다시 겪고싶지 않은 악몽의 한 편이었다.

하지만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는 절대 두 번 말하지 않으니까.

현관을 보고 섰을때 2m의 폭으로 현관 지붕부터 3층 높이 까지 차지하고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


지붕과는 대조적이게 별장의 단 한 곳만 우뚝 솟아있는 붉은색 뾰족 탑.
환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구조물은 휘몰아치는 바다를 등지고 그 자태를 펼치고 있었다.

로크는 모든 걸 포기한 채 죽음이 이끄는 길로 다리를 옮겨야 했다.

일명 천사의 성이라고도 불리던 4년 전의 별장이 기억속에서 떠올랐다.

어깨를 밀치는 손에 거실로 들어선 로크는 멈추었던 호흡을 가냘프게 들이쉬었다. 일순 정신이 나갔던 모양이었다.

눈 앞의 것도 보지 못하고 그때의 소름끼치는 배경을 생각해내다니. 로크는 발 밑의 바닥의 기하학적인 무늬를 따라 크림색 대리석을 밟았다.

현관에서 복도를 지나야 들어올 수 있는 거실. 바다가 보이는 창문의 위치, 정교한 나무 세공으로 만들어진 가구들.

이 모든게 기억속의 그곳과 일치했다. 마치 그곳을 옮겨온 것처럼.

“한 달전에 완공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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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깨닫지 못했지만 아직 이 별장에는 미약한 페인트 냄새가 남아있었다. 줄라이는 거실 문을 닫으며 방 한 중간에 서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모든게 4년전의 그 날과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또다시 그 날이 반복될까 두려웠다. 4년 전의 런던. 이 별장의 모티브가 된 본채. 로크는 4년 전 그곳에서 줄라이를 마주했고 그 이후로 밤마다 악몽을 꿔야했다.

로크는 비어버린 눈동자로 거실 벽면에 걸린 그림을 보고있는 줄라이를 쫒았다. 대리석과 마찬가지로 벽지 또한 크림색이었다.

그림이 걸려있는 벽을 제외한 3면에는 여러 액자나 사진들이 걸려있었지만 그림이 걸린 벽면에는 그것 외 아무것도 없었다.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직격으로 드는 벽면이었다.

줄라이는 대형 우드액자에 넣어진 블러드 성의 유채풍경화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 놔두면 색이 갈 텐데”

나즈막히 중얼거린 그가 손가락으로 액자 끝을 짚었다. 그림은 이제 막 완성된 작품으로 오른편 하단에 작가의 사인이 들어가 있었다.

“바꿔달아야겠네”

줄라이는 액자에서 손을 때고 한 발짝 물러났다. 그가 자신의 컬렉션인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로크는 그의 뒷모습을 수십가지의 생각으로 바라보았다.

“왜 그래?”

그 생각들이란 것은 아주 위험하고,무서운 것이었다. 로크는 숨이 가빠져 왔다. 전신이 찌릿찌릿했고 손끝이 시릴 만큼 긴장했다.

맥박의 고동이 고막을 타고 올라와 귀가 아팠다. 로크는 침착할 수 없는 자신에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였다.

“로크”

줄라이는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거리를 좁혀왔다. 잘 닦인 대리석 위에 그의 발소리가 울렸다. 아무리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도 그가 다가오는 모습이 눈 앞에 선한것 같았다.

로크는 터질것 같은 머리에 괴로움을 호소했다. 숨이 거칠었고 속이 메스꺼웠다.
로크에게는 그가 다가오는 한 순간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한참으로 느껴졌다. 그의 움직이는 동작들도, 거실에 울려퍼지는 소리도.

그녀는 위태로웠다.

[넌 평생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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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

순간이었다.
짧은 바람이 둘 사이를 가로질러 유혈을 떨구었다.

“이거 놔 이 미친새끼야!”

은색에 길이 7cm가량의 나이프가 줄라이의 손에서 떨어졌다. 로크가 휘두르는 나이프를 맨손으로 잡아 떨어트린 것이었다.
그의 손바닥에서는 날카로운 날이 지나간 흔적이 진득하게 고여 있었다.

[넌 평생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죽으라고,죽으라고,죽어버리란 말이야!”

이성을 잃은 그녀가 휘두른 나이프는 줄라이의 손바닥을 상처내는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로크”

나이프를 찌르기 위해 뻗었던 팔이 되려 그의 멀쩡한 손아귀에 꼼짝없이 잡혔다.

로크는 팔이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에게서 벗어날려 발버둥 쳤다. 목이 갈라져라 소리치고, 뼈가 으스러질 각오로 손목을 비틀었다.

“로크”

그에 줄라이는 살며시 속삭일 뿐이었다.
마치 본인의 체향이 묻어있는 것 같은 한 마디였다.


그녀의 귓가에 내려앉은 부름은 허무하게도 그녀의 발광을 단번에 멈추어 버리게했다. 얄팍하게 남아있던 그녀의 이성 한끝이 줄라이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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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는 흥분 직후의 호흡을 앓았고 서있기도 버거운지 다리를 휘청거렸다. 어느정도 그녀의 상태가 진정된것 같자 줄라이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자신의 피베인 왼손을 내려보았다.

‘어디서 난 걸까’

손바닥을 기울이자 비릿한 혈액이 뚝뚝 떨어졌다.

‘루이가 줬을리도 없고’

줄라이는 발 밑에 있던 피 묻은 나이프를 저 멀리 걷어냈다. 서슬퍼런 날붙이가 대리석을 긁으며 벽 끝으로 쓸려가는게 제법 꺼림칙한 소리를 냈다.

‘자,그럼’

로크를 지탱해주다 싶이 잡고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그러자 그녀는 예상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위급했던 호흡은 정상수준까지 돌아와 있었고, 걷잡을 수 없이 떨어데던 몸도 이제는 진정이 된 모양이었다.

그녀가 주저앉을 때 하이힐 한 짝이 벗겨져 버렸는데 그 덕에 왼 발목이 상당한 부담을 받고있었다. 굴러간 하이힐은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만큼 멀리 있었다.


그녀는 아무말도 없이 죽어버린 시선으로 바닥만 보고있었다. 정확히는 흐린 초점으로 아무것도 뵈는게 없었다.

줄라이는 그녀와 눈높이에 맞춰 한쪽 무릎을 바닥에 놓았다. 그리고는 피묻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애처로운 얼굴을 들어올렸다. 아주 부드럽고 상냥한 손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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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짓이니?”

섬뜩할 정도로 침착한 목소리와 살기없는 눈빛이었다. 줄라이는 그녀의 질린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당연 지금의 그녀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대답해야지”

하지만 본능적으로 살기를 느낀건지 로크는 흠칫 숨을 멎으며 눈물맺힌 동공을 들어올렸다.


불행하게도 ‘생각’이란게 더이상 불가능할 줄 알았던 그녀의 뇌는 서서히 필름을 돌리며 현실을 직시할려 하고있었다. 로크는 그와 직면한 얼굴에 나즈막히 읆조렸다.

“미친새끼”

그는 무심한 눈을 짓고있었다

“죽여”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죽이라고”

아니,
눈물은 흘렀다.

“제발,죽여줘요”

“한번만 더 입 놀려라”

자각 못했던 눈물이 그녀의 질린 뺨을 타고 후두둑 떨어졌다. 울음소리 하나 없이 새어나오던 눈물 한 줄기가 결국에는 절박한 흐느낌으로 바껴갔다.


줄라이는 죽여달라 애원하는 그녀를 말 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울먹이는 입술에 열이 오르고 있는 얼굴. 그녀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줄라이는 오른손을 거두고 몸을 일으켰다.

“2년간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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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바지에서 손수건을 꺼낸 그가 피나는 왼손을 닦아내었다.
피 범벅이 된 크리스찬 손수건을 아무렇게나 바닥으로 던진 줄라이는 창가 쪽에 떨어져 있던 하이힐을 주워 다시 그녀에게 돌아왔다.

“그래도 이젠 정신차려야지”

줄라이는 그녀의 벗겨진 왼발에 주워온 힐 한쪽을 신겨주었다. 그의 상처난 손이 그녀의 얇은 발목을 잡으며 선명한 핏자국을 남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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